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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14, 2020

[술 뉴스레터]새로운 시대, 다양해지는 전통주의 재료들 - 조선비즈

bosaboca.blogspot.com
입력 2020.07.15 11:42

올 6월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경기미 원료곡 계약재배’ 협약식이 있었다. 계약재배는 11년 전 막걸리 원료로 수입쌀이 이용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농가는 같은 면적에서 많은 양의 쌀이 생산되는 다수확 쌀을 심는다. 생산 가격이 낮아진 쌀을 양조장에 공급하고 농가는 고정적인 쌀 소비처를 확보하게 된다. 계약재배는 전통주 업체와 농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계약재배는 농가와 양조장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 출처 - 경기도농업기술원
술 제조는 농업이 바탕이 된다. 고대에는 당분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꿀, 과일 등으로 술을 만들었다. 지역에 따라서는 누룩 등의 발효제를 이용해 곡물의 전분을 당으로 만든 후 술을 만들었다. 처음은 우연에 의한 발견이었다면 농경생활을 하면서부터는 필요에 의한 생산이 되었다. 특히 농업을 통해 주변에 남는 잉여 농산물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꿀과 과일은 술의 좋은 원료이다 / 출처 - 픽사바이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남유럽은 포도 생산량이 많아 자연스럽게 와인 제조가 발달했다. 영국, 아일랜드, 독일 등 중부 유럽은 보리가 많이 생산 되어 맥주가, 북유럽은 감자 등의 곡물 생산량이 많아 보드카가 발달되었다. 각 지역별로 많이 생산되는 재료가 술의 원료로 사용되었다. 한중일은 곡물을 기반으로 한 술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곡물을 이용해서 막걸리와 약주, 소주를 만들었다.
유럽의 술 지형도 / 출처 – 위키피디아
Vodka belt (파란색)
Beer belt (황토색)
Wine Belt(적갈색)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술의 원료가 한가지로 통일되었다. 과거에는 가장 많이 생산되었던 곡식이 쌀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쌀을 이용한 막걸리나 약주, 소주가 만들어 졌다. 현대에 와서는 그 이유가 다르다. 1966년 막걸리에 쌀의 사용이 금지되면서 밀가루, 옥수수, 고구마, 보리쌀 등의 사용이 권장되었다. 정부에 의해 강제적으로 밀가루를 막걸리 원료로 통일시켜 버린 것이다.

전통주에 있어서 원료의 다양성을 언급하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 쌀의 경우 양조용으로 만들어진 품종이 없어서 식용 쌀을 이용해서 술을 만든다. 그러다 보니 양조의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 물론 품종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고 오래 걸리는 일이이다. 하지만 맥주, 와인 그리고 사케 등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원료가 품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제 쌀 위주의 원료 사용도 변해야 한다. 지금도 밀이나 보리, 좁쌀 등의 원료를 이용해서 일부 술을 만들고는 있다. 잡곡의 경우 발효 과정에서 쌀과는 다른 향과 맛이 나오기에 잡곡을 잘 사용하면 다양한 맛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막걸리나 약주, 소주에 이르기까지 동일하게 접목할 수 있다.

다양한 잡곡이 술의 원료가 될수 있다 / 출처 - 픽사바이
그동안 전통주는 좁은 수의 원료에만 집중을 했다. 획일화 되어가는 우리 술 시장에서 다양성이 살아나야 한다. 한 가지 원료의 사용에서 다양한 원료로의 변화를 시도해 봤으면 한다. 주재료뿐만 아니라 부재료를 잘 이용한다면 더 다양한 술들을 만들 수 있다.

맥주의 맛과 향을 만드는 대표적인 부재료는 홉이다. 홉을 맥주 제조에 첨가하면서부터 쓴맛과 향이 다양해졌다. 밀, 옥수수 같은 곡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만드는 진도 비슷하다. 증류할 때 주니퍼베리(노간주열매·두송실), 코리앤더, 레몬 껍질 등의 향신료 향을 첨가한다. 결국 맥주나 진의 특징을 만드는 것은 향신료들인 셈이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한약재와 꽃을 많이 사용한다. 구기자를 넣은 구기자주, 인삼을 넣은 인삼주, 진달래를 넣어 만든 두견주, 국화를 넣어 만든 국화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약재는 발효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술의 개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양한 허브로 인해 개성 있는 술을 만들 수 있다 / 출처 - 픽사바이
최근 새로 생기는 양조장 중 막걸리에 석류와 히비스커스로 붉은색을 낸 8도짜리 막걸리를 만드는가 하면, 라임이나 레몬, 홍차가 들어가 노란색이 도는 막걸리도 있다. 기존 전통주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맛을 넣어 세상에 없는 맛을 창조한 것이다. 다른 양조장은 케일, 레몬그라스, 개똥쑥, 카카오 등 다양한 부재료를 블렌딩한 막걸리를 최근 내놓았다.
주재료와 부재료가 다양해 지면 다양한 술이 만들어 질수 있다 / 출처- 술술상점
시대가 변하고 있다. 과거의 제조법만을 가지고서는 지금의 젊은 층을 만족시킬 수 없다. 과거 쌀을 이용한 막걸리는 당연히 있어야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하지만 젊은 층이 원하는 재료나 부재료를 이용하는 것도 전통주의 소비 변화를 이끄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전통주의 재료나 부재료가 다양해질수록 전통주의 소비층도 확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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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4, 2020 at 07:4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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