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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4, 2020

노인 10명중 1명은 치매…그들은 스스로를 잃고 있다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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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날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설명[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100세 시대, 즉 `호모헌드레드 시대`가 활짝 열린 요즘 나이가 들수록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게 모든 사람의 바람이다. 이 때문에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하루 이틀 아프다가 사흘째 죽는다는 `구구팔팔일이삼`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100세인에게 가장 두려운 질환은 치매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경제적·심적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는 약 80만명으로 2009년보다 4배나 늘었다. 65세 이상은 2009년 100명당 3.5명에서 2019년 9.7명으로 증가했다. 10명 중 1명꼴로 치매라는 얘기다. 특히 85세 이상은 지난 10년 동안 100명당 12.4명에서 33.2명으로 급증했다. 치매 환자 80만명을 성별로 보면 여성이 57만명으로 남성의 2.4배에 달한다.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2019년 28만명이 진단을 받았는데, 이는 2009년의 19배에 달한다. 치매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4년 100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는 사실 질병이 아니고 뇌에 병이 생겨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 다양한 일상생활 능력들이 떨어지는 것이다. 치매를 유발하는 병은 수십 가지지만 최근 높은 비율로 발생하고 있는 병은 크게 세 가지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레비소체 치매다. 그 밖에도 뇌세포가 빨리 죽는 파킨슨병이나 뇌실이 늘어나 나타나는 정상압뇌수두증과 만성 알코올중독 환자 등에게도 치매가 나타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치매 증상 중 70~8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처음에 기억력이 저하되고 질환 진행에 따라 판단 능력과 언어 능력 등 다른 인지 기능까지 손상되며 길을 헤매거나 복잡한 절차의 작업을 수행하기 어렵게 된다. 초기에는 노화성 건망증으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노화성 건망증을 보이는 노인들은 힌트를 주면 잘 기억해내는 차이점을 보인다.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는 노화가 진행되며 비정상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치매는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에 대해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지 않다. 나쁜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혹은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들이 손상되고 뇌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위험 요인은 머리 손상, 우울증, 저학력 외에도 최근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혈관 위험인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가족 가운데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으면 그 자손은 가족력이 없는 경우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0% 정도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어떤 APOE 유전자를 가졌느냐에 따라 발병 위험이 다르게 나타난다. APOE 4 유전자를 하나 가진 경우에는 4~6배, 2개를 가진 경우에는 10~12배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한설희 건국대 신경과 교수는 "콜레스테롤 대사와 운반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아포E 지단백(APOE) 유전자는 19번 염색체에 존재하는데 모든 사람은 E2, E3, E4 대립 유전자 가운데 두 가지를 가지고 태어난다"면서 "즉 유전형이 APOE 2/2, APOE 2/3, APOE 2/4, APOE 3/3, APOE 3/4, APOE 4/4 등 6가지 가운데 하나에 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초기 증상은 사소한 기억력 감퇴다. 최근 기억이 저하되고 새로운 이름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사고력, 이해력, 계산 능력 등 인지 기능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혼자서는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박기정 교수는 "익숙하게 사용하던 도구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성격 변화나 이상 행동이 관찰되기도 한다"며 "뇌세포 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다수의 환자들은 무심코 넘기기도 하는데, 특정 힌트를 제시하면 기억을 해내는지에 따라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 건망증은 뇌에 각종 정보들이 입력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단서가 주어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반면 치매는 정보가 입력돼 있지 않기 때문에 힌트가 제시되더라도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박 교수는 "약물·비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 완치는 어렵다"며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 조절, 더 나아가 혈관 위험인자를 적극 관리하는 노력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설희 교수는 "평생에 걸쳐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노력으로 치매 발생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으며 이미 치매가 시작되었다 할지라도 그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지금 상태에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며 "치매 발병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할 수 있다.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만약 우리가 치매 발생 연령을 5년 늦출 수 있다면 치매 발생을 절반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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